(남편이 아내에게)
저는 경북 칠곡에 사는 곽도한이라고 합니다
오늘은 저희집 가족여행 가는 날입니다.
차 타고 가면서 들을께요
결혼한지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,
프로포즈를 제대로 못한 게 늘 맘에 걸렸습니다
그리고 와이프가 드라마에서 프로포즈 하는 장면 나올때마다
늘 자기는 프로포즈도 못 받고 결혼했다고 억울해 했습니다
그래서 좋은 여행 길에서 이렇게 작은 이밴트를 준비했는데요
여보~
연애를 할때는 별이라도 따 줄 것처럼 하다가
막상 결혼이라는 현실 속에 갇혀서
허둥지둥 바쁘게 살다가 보니 여기까지 왔네
긴세월 고맙소 참 고맙소
살아가면서 책으로 쓸만큼 많았던 그 아픔들.
인큐베이터 속의 눈이 새까만 우진이를 바라보며 흘렸던 그 많은 눈물, 밤새 우는 아픈 애를 업고 앉은 자세로 잠자던 그 많은 밤들. 유모차에 애 두고 신문 배달 했던 그 바빴던 날들
에휴~~눈물이 나서 글을 못 쓰겠네.
늘 한결같은 당신 고맙소 참 고맙소
그래도 여보~
참 다행인 것은, 참 고마운 것은
우리 아들이 정말 착하고 의젓하고 멋지게 컸어
세상 어디에 내 놓아도 인정 받을 만큼 실력도 있고 인성도 반듯하게 잘 컸어
다 당신 덕분이라고 생각해
여보 이제 우리는
예쁜 며느리 손자 손녀 기다리며
그냥 건강하게 사는 날까지 이렇게 여행도 다니면서 웃으며 삽시다
난 아직도 아침 준비하는 당신을 뒤에서 꼬옥 안고 싶고
퇴근해서 들어 오는 당신을 팔벌려 포옹 하고 싶다오
예나 지금이나
여전히 이쁜 동행 김아현 여사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.